독서하는 법, 내 생각이 다 틀렸다.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- 설민석 강독을 시청 후
루져.
내 생각이 틀렸다. 완벽하게.
하수인게 들통났고, 너무도 초보인 게 티가 났다. 내가 부정적인 인간이라는 것 까지도 세상에 낱낱이 알렸다. - 아직 신생 블로그라 다행이다.
어제 사실 인간관계론을 읽는 내내 너무도 지루한 나머지 역정 아닌 역정을 내었나? 아니면 "나 무식하고 책 읽은 지 얼마 안 되는 초보입니다." 하고 세상에 알리고 싶었나. 어제 쓴 글이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하다. 하지만 지우지 않겠다. 두고두고 읽으며 나를 고쳐 보겠다.
사건의 전말.
나쁜 점만은 아니다. 내가 글을 써 놓고 나 역시도 다시 한번 설민석 선생님의 인간관계론 강독을 시청했다. 이미 책으로 읽기전에 한번 봤었지만 내가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을 턱이 없었으니까. 내 순서는 이랬다. 책을 안 좋아하던 터라, 유튜브를 방황하고 다니던 터라 슬쩍 강독을 봤었고, 그 후로 오랫동안 잊고 지내다가 인생 최고의 책이라고 하니 겁 없이 덤비었다가 글자수에 놀라 자빠진 꼴. 그러고는 다시 한번 책의 내용을 돼짚으며 우리 설민석 선생님은 뭐라고 얘기하셨었지 하고 떡 하니 봤는데.
틀렸다.
내가 완벽히 틀렸다.
내용의 이해도, 내 감정도, 내가 책을 읽는 방법도 그리고 글을 쓰는 방법 까지도.
내가 강의 내용을 요약해 줄 수 도 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. 책을 대하는 방법 부터가 틀렸던 것이다.
설민석 선생님이 그 얘기를 하기 전에는 난 정말 몰랐다. 그동안 내가 왜 자기계발서를 싫어하고 부정했는지를. 책을 읽지도, 읽어도 잘못 읽고 있었다는 것을. 알지도 못하면서 부정하고 불평만 했고, 책을 제대로 읽은 것도 아니었다.
집중.
"여러분들은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?"
이렇게 강의는 시작되었다.
"이 책 한권이면 여러분들도 사람의 마음을 바꾸실 수 있습니다."
그리고는 난 책을 읽는 내내, 시청하는 내내 저 문장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.
그리고 아마도 명쾌한 답을 원했었던 건 아닐까.
아주 일목요연하게 스타강사답게. 알기 쉽게 요약하고 설명해 주었다. 그런데 모든 요약이 끝나 갈 즈음.
"그런데요 이 책은 이론이잖아요."
아찔했다. 진짜로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. 저 한마디에. 내가 틀렸었다는 것을. 내가 초점을 둬야 하는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을.
책의 정의.
이론이었다. 이론은 현실과는 다르다. 이론이 있고 실기가 있다. 이론을 잘하는 사람이 실기를 다 잘하지는 않는다.
어떤 사람은 이론에 능통하기도, 어떤 사람은 실기가 더 뛰어나기도. 우리 모두, 그리고 나 역시 너무도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정의 아닌 정의. 이 책이 이론이라는 정의를 내려버리니 모든 숙제가 해결되고,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, 그동안 무슨 실수를 저질렀는지- 독서 방법에 대해. -그리고 내가 왜 자기 계발서를 싫어했는지 모든 이유가 설명되었다. 결국 나에게 있었다. 이론서를 읽는다고 실제로 책의 내용 그대로 할 수 없듯이 삶의 지혜도 , 방법도 변수가 있고 실천이 어려웠던 것이었다. 그 사람이 틀렸고 자만했던 게 아닌 정 반대로 내가 틀리고 자만하고 있었던 것이었다.
마법.
내가 글쓰기와 독서의 초보자로서 너무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걸 수 도 있지만 난 지금 마법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.
삶의 무료함은 없어졌고, 내일이 기다려지고, 하루 종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도.
책 만 놓고 봐도 그렇다. 책을 읽다 보면 이 책도 읽고 싶어지고, 그다음은 무슨 책을 읽을지 설레기도 하고, 책뿐만이 아니라 글자를 보는 것도 점점 익숙해지니 블로그나 SNS의 글에도 관심이 가게 되고. 영상과 사진 중심에서 글 중심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이 마법 같은 습관.- 물론 진정 내 것이 되려면 더 노력해야 하겠지만.
그리고 하루하루 새로운 깨달음과 나에게로의 질문들. 왜 이제야 이것을 알았을까.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.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. 이제는 잊지 말고 지속하는 일 밖에 없다. 그리고 더 읽고 공부해야 한다.
반성.
일단 난 책 읽는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. 정말 초보자가 범하기 쉬운 잘못.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려 했던 모양이다. 그냥 무조건 빠르게 읽어야 그동안 뒤쳐진 내가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. 그러다 보니 내용의 이해 없이 넘어간 구절도 많았던 거 같고 줄만 치고 넘어간 경우도 있는 것 같다. 나중에 다시 읽으면 되겠지라는 그냥 막연한 생각. 그나마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책을 뒤적거리며 복습을 하긴 하지만 무엇이 주고 무엇이 부였을까. 결국은 또 인정병이 도져 '난 책도 많이 읽고 책에 대해 내 생각도 많이 쓴 사람이야'라고 인정받고 싶었던 건 아닌가. 꼭 무엇인가 얻으려고 어디에 좋은 글이 있는 거야 하며 뒤적거리는 수준이었던가. 나 자신은 돌아보지 않으며 책의 내용만 비판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. 이제 시작했는데 너무도 부끄러운 결과를 초래할 뻔했다.
부정적인 마음, 닫힌 마음은 집어치워버리고. 내가 실행하기에 앞서 제대로 이론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. 이론을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읽고 또 읽고 마음에 새겨야 내가 진짜로 실행에 옮길 때, 실기에 임할 때 많은 변수에 대처할 능력도 생기는 것이 아닌가. 또 실기는 이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연습에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.
그래도 정말 다행인 건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. 앞으로도 이런 많은 깨달음을 얻을 생각에 마음 한편으론 기쁘다. 어제와 오늘 글은 내 남은 인생에서 두고두고 들쳐보며 나의 초보시절을 기억하고 싶다. 절대적 초심.